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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향수] PAFFEM_퍼퓸텔러 체험기 1. 향수 추천 알고리즘 「퍼퓸텔러」


향수 추천 알고리즘 「퍼퓸텔러」

"향기"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 눈에 보이는 형체는 없이 오로지 후각을 자극하여 이미지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더욱더 그렇다. 개인적으로는, 어쩌면 사람의 지적인 영역에 가장 적게 호소하는 감각이 후각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사람들은 대부분의 지적인 정보를 눈으로 가장 먼저, 가장 많이 받아들이는데, 눈으로 볼 수 없는 향기는 지적인 사고로 파악할 여지가 적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후각을 통해서 느끼는 향기는 개인이 가진 감성에 상당히 많은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향기란 것이 매력적이기도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곤란하기도 하다. 내 맘에 쏙 드는 향을 고르는 것은 오늘 입을 옷을 고르는 것보다,  내일 먹을 음식을 고르는 것보다 더 어렵다.
상당히 애매하다. 향에 대한 사람의 취향은 다른 것들에 대한 취향보다 정형화되지 않았다는 느낌이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정형화되기 어렵다. 게다가 같은 향이라도 사람마다 그에 대한 감상이 다 다르기 때문에, "달달한 꽃 향기가 좋아"라고 입을 모아 말하는 사람들의 취향은 실제로 하나도 안 맞을 수도 있다! 오히려 서로 다른 취향을 말하던 사람들이 비슷한 향을 선호하는 경우도 있을 법하다.

이 모호한 영역에 이미 익숙해진 사람들은 자신만의 개성을 찾아가며 각자의 방식대로 향을 즐기지만, 막 발을 들여놓으려는 사람의 심정은 다소 혼란스럽다.
"향수는 궁금하고 아무 것도 모르겠으니 일단 유명한 향수를 하나 사 볼까?" 그렇게 대뜸 구입한 향이 너무 어색했던 탓에 그만 향에 대한 흥미와 자신의 취향에 대한 확신을 잃고 "난 아무 향이나 괜찮아" 혹은 "향수들은 다 별로야"라고 생각하게 되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글쓴이 또한 향기에 흥미만 있지 잘 알지는 못하고, 아무 향수라도 사보고 싶지만 왠지 돈이 아까워서 덜컥 사버리지도 못하고, 그래서 여기저기서 샘플만 알차게 구해다가 이것도 맡아보고 저것도 맡아보지만 원하던 향은 매번 못 찾아내서 지치는 행동패턴을 반복했던 사람이었다.

향수에 입문하려면 이런 안타까운 상황을 무조건 겪어야만 하는 것인가 하면, 꼭 그렇지도 않다. 화장품 매장이나 백화점에 직접 찾아가면 향수를 사기 전에 시향을 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접 발품을 팔 수 없거나 그렇게까지는 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은 '파펨(Paffem)'의 '퍼퓸텔러'를 이용하면 더 편하다. 퍼퓸텔러는 사용자가 개인의 취향을 입력하면 그에 맞는 향수를 추천해주는 시스템이다.
모든 질문에 답하고 나면 세 가지의 파펨 향수를 추천받을 수 있고 시향지 혹은 1~2ml짜리 샘플 보틀을 받을 수 있다.

이용해본 결과 상당히 만족스럽다. 내 상상속의 향과 꼭 맞는 향을 추천받은 건 아니지만 쓰면 쓸수록 편하고 나와 어울리는 향이 왔다. 이 느낌을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그냥 좋은 향과 나에게 어울리는 향은 같은 범주에 완벽히 묶일 수 없다. 나와 어울리지 않는 향은 맡아보면 좋을 수는 있지만 손이 자주 가지는 않는다. 나에게 딱 맞는 향은 꾸민 날이든 안 꾸민 날이든, 심지어 집에 혼자 있을 때에도 뿌리고 심심할 때 뿌리고 계속 뿌리게 된다. 아주 신기한 경험이다.

물론 퍼퓸텔러를 통해 추천받은 향수가 무조건 그 사람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향이라는 보장은 없다. 그래도 누군가가 (비록 프로그램에 불과할지라도) 나에게 신경써서 골라준 향수를 기다리는 마음은 즐거운 것이 아닌가?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은 그것을 느끼는 사람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기에 존재하는 것인데, 이 '무형의 아름다움'에 작은 의미 한다발 더 얹어서 즐기는 것도 때로는 좋다.



“보여지는 아름다움만을 원하는 세상에 진절머리가 난 사람들에게,
이 무형의 미가 위안이 되리라 믿는다.”
-내 ID는 강남미인! 中-


이미지 출처 _ 파펨 와디즈 크라우드 펀딩
파펨 홈페이지 _ http://paffem.me
파펨 페이스북 페이지 _ https://www.facebook.com/paffem
퍼퓸텔러 _ http://paffem.me/perfume_teller/surveys/1